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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방문, 가구 페인트칠 하기 / 셀프 페인팅 도구 / 초보 페인트칠 하는 방법

퇴사원 2020. 4. 25. 03:26

 

 

안녕하세요. 이사 후 방 꾸미는데 푹 빠진 회사원이에요 :)

이사를 하면 짐 싸고, 짐 풀고, 새 물건 들여놓느라 참 바쁜 것 같아요.

이번에 처음으로 제 방 좀 꾸며보려니 신경쓸 게 참 많더라구요. 

 

이사준비 첫 번째! 방문 페인트칠하기 입니다. 

처음 집을 보러 왔을 때 전체적으로 봤을 땐 몰랐는데, 헉! 가까이에서 보니 볼펜자국이며, 페인트칠이 엉망이에요.

전에 살던 분이 야매로 페인트칠을 한 모양이에요.

 

흰 페인트 안으로 비치는 나무색과 볼펜자국.
손잡이 근처에도 생활의 흔적이 남아있어요.

 

 

이랬던 방문. 이렇게 된 거 이번 기회에 제 로망이기도 했던 페인트칠을 해보게 되었어요! 

결과적으로 만족스럽고, 재밌었던 경험이었답니다! :)

 


페인트칠 준비물


 

저는 가까운 페인트 가게에서 준비물을 구매했어요. (노루페인트)

준비물 : (왼쪽부터) 의자, 장갑, 신문지, 페인트 덜어두는 용기, 페인트(1L), 사포, 롤러, 붓, 커버링테이프(60cm), 마스킹테이프

 

 

1) 집에서 가져간 것

- 의자 : 의자 위에 올라가기 위한 용도도 있지만 페인트 용기를 올려두는 데도 사용돼요. 용기를 바닥에 두고 쓰면 묻힐 때마다 허리도 아프고 번거로웠을 거예요. 저는 집에서 쓰던 화장대 의자를 가져가 비닐을 덧씌워 페인트가 묻지 않도록 했어요.

- 장갑 : 목장갑처럼 미끄러지지 않고 공기가 통하는 장갑을 추천해요. 저는 고무장갑을 끼고 했더니 땀이 차서 답답하더라구요. 나중엔 장갑 벗고 하는 바람에 손에 페인트가 잔뜩 묻었더랬죠 :) 수성페인트라 잘 지워졌어요! (가져갔던 일회용 장갑은 사용하지 않았어요.)

- 신문지 : 양이 넉넉한 게 좋아요. 최대한 넓게 깔아줘야 합니다. 페인트칠이 은근 체력전이라 하다보면 힘조절이 안 돼서 생각지 못한 곳에 튀기도 하거든요. 바로 걸레로 닦으면 지워지긴 하지만, 조수가 없다면 혼자 이것저것 하기 벅찰지도 모르니, 아예 튀지 않도록 잘 깔아줍니다.

 

2) 페인트 가게에서 구매한 것

총 24,000원 들었습니다.

1L 페인트는 11,000원, 나머지는 2~4,000원씩 했던 것 같아요. (몇 주 지났다고 벌써 기억이 안 나네요. TT)

 

- 페인트 : 저는 방문 두 개를 한 번씩 칠해주는데 1L페인트를 사용했어요. 칠하는 두께에 따라 남기도 모자라기도 할 거예요. 저는 얇게 발라준 편인 듯 해요. 

저는 일반 페인트와 친환경 페인트 중 친환경 페인트를 구매했어요. 가격차이가 거의 없고, 일반 페인트보다 더 싸더라구요. 일반 페인트는 신나를 구매해서 섞어줘야 해서, 신나 가격을 합하면 13,000~14,000원 정도였어요. 결과적으로 대만족이었습니다. 가격도 더 싸고, 친환경인데다가, 무엇보다 냄새가 안 나는 게 가장 좋았어요. 초보라 페인트칠 하는 시간이 아무래도 긴데 냄새까지 났다면 힘들었을 듯 해요. 

- 사포(선택 가능) : 사포질을 잘 하면 페인트가 더 꼼꼼하게 밀착되고, 표면이 매끄러워진다고 해요. 제가 방문 하나는 하고, 하나는 안 했는데 사실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어요. 문에 크게 울퉁불퉁한 건 없어서 그랬나. 상황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 롤러, 붓 : 롤러와 붓은 두 가지 다 꼭 필요한 필수템입니다. 롤러는 페인트를 골고루 펴지게 하고 붓은 롤러가 닿지 않는 부분을 칠해줍니다. 

롤러는 털이 아주 짧은 것보다 적당히 길이가 있는 것이 초보자가 사용하기 좋다고 해요. 페인트집에서 알아서 칠하기 편한 걸로 주실 거예요. 

붓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중간 사이즈가 적당해요. 저는 손가락 두세 마디 정도 넓이의 붓을 사용했어요. 섬세한 가구를 칠할 땐 더 작은 붓이 있으면 좋아요.

- 마스킹테이프, 커버링테이프(60cm)

커버링테이프는 30/60/90cm 짜리 중  60cm를 추천해주시더라구요. 사용해본 결과 적당했습니다. 30cm는 너무 작고, 90cm은 너무 면적이 넓어서 붙일 때 감당이 안 될 것 같더라구요. 사실 60cm짜리 붙이는 데도 몇 번은 꼬였어요. 비닐에 테이프가 잘 붙더라구요... 처음 하는 티 팍팍.

참고로 가위는 필요 없답니다. 손으로 쉽게 찢어지고, 비닐까지 연결되어 있어서 테이프를 찢으면 같이 찢어지거든요. 

 

* 희소식! 다이소에서도 페인팅 용품을 판매해요!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싸네요. 

브러쉬 천 원, 테이프 천 원, 롤러 이천 원! 여기서 파는 거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참고해주세요 :D

 

페인팅 브러쉬, 롤러
커버링테이프, 마스킹테이프
락카도 있네요. 이거 있으면 붓질 어려운 부분의 작업이 훨씬 수월할 듯 합니다!
페인트도 있습니다. 
작은 페인트까지. 종류별로 없는게 없는 다이소!

 

 


페인트칠 순서


1단계 사포질 (표면이 거칠 경우, 생략 가능)
2단계 보양작업 (커버링테이프+마스킹테이프) 
3단계 페인트칠(경첩부터)

간단하지만 간단하게 끝나진 않는 페인트 작업.. :)

2단계 보양작업이 은근히 시간이 들었어요. 여기서 지치지 말기!

 

1단계, 사포질하기

사포질을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처음이라 고무장갑도 잘 끼고 있고, 머리도 단정히 묶여 있네요. 

 

 

 

2단계, 보양작업

빨리 페인트칠 하고 싶지만~ 꼼꼼하게 작업해야 하는 단계예요. 페인트가 튈 수 있는 부분은 커버링 테이프로 꼼꼼히 작업해줍니다. 일직선으로 쭉 깔끔하게 붙여주세요. 테이프를 세게 눌러 붙이면 뗄 때 벽지가 좀 뜯겨나가니, 힘조절해주세요!

바닥에는 커버링 테이프를 여러장 깔고 마스킹테이프로 잘 고정해주세요. 신발을 신고 움직이면 비닐이 쉽게 찣어지거든요. 방 바깥쪽과 안쪽을 연결되게 통짜로 깔고 마스킹테이프로 탄탄하게 고정해주시는 게 좋아요. 저처럼 바깥쪽 안쪽 나눠서 하면 고정이 약해요.

 

 

 

3단계, 페인트칠

경첩부터 붓으로 발라주기 시작합니다. 전문가들은 슥슥 대충 바르시길래 저도 슥슥 대충 발랐더니.. 음 깔끔하지 못하게 발렸어요 결국. 우린 초보니까, 느려도 천천히 꼼꼼하게 칠합시다. :)

붓에 페인트를 충분히 적신 후 발라주세요.

(*원래 보양작업 할 때 문에 달린 저 고리도 떼고 문고리에도 테이핑 해줘야 하는데 깜빡했나봐요.)

 

 

 

경첩을 칠하고 나면 넓은 면을 발라볼건데요, 저는 위/중간/아래 3등분 해서 발랐어요. 파인부분이 없으면 2등분으로 나눠서 해도 괜찮아요. 먼저 붓으로 파인부분을 칠해줍니다. 이때 페인트를 좀 넉넉히 묻혀둬도 괜찮아요. 틈새로 페인트가 들어가게 하고, 나중에 롤링하면 뭉친부분은 풀립니다. 

 

 

 

롤링작업도 시작! 이때 롤러에도 페인트를 충분히 적혀줘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페인트를 롤러가 흡수해서 잘 발려지지 않고 힘이 많이 든답니다. 

 

 

 

페인트칠 유의할 두 가지!

하나, 최대한 얇게 바르기

페인트는 한번에 두껍게 칠하는 것보다 얇게 여러번 칠해야 완성도 있게 발린답니다. 처음에는 롤러에 묻어있는 페인트를 일단 전체적으로 분배한다 생각하고 대충 슥슥 칠해줍니다. 그 다음에 그 대충 발린 페인트를 풀어준다 생각하고 꼼꼼히 펴발라주면 돼요. 그럼 두껍지 않고 고르게 칠할 수 있어요. 


둘, 문 모서리 부분 뭉치지 않게 터치하기

페인트칠 하다보면 끝부분, 모서리 부분에 페인트가 뭉쳐있기 쉬워요. 그럼 모양도 예쁘지 않고 완성도가 떨어집니다. 넓은 면을 칠하고 난 후에는 모서리에도 한번 롤러를 슥 굴려서 뭉쳐있지 않도록 해주세요.

 

이제 이 방법으로 문 앞, 뒤, 문지방을 칠해줍니다. 꼼꼼함과 집중력 싸움이 시작됩니다. 넓은 면을 칠할 때 몸을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몸이 피곤할 수 있어요. 저는 문 하나 칠할 때까진 괜찮았는데 그 이후 나머지 방 작업할 땐 정신력으로 버텼습니다. 

페인트칠은 원래 두 번이 기본이라고 해요. 색이 다를 경우엔 최소 두 번은 해야겠더라구요.

저도 두번 칠하려다 페인트 양도 애매하고, 어차피 같은 색 바른 거라 괜찮을 거 같아서 한 번만 칠하고 끝냈답니다.

 


비포&애프터


비포)

 

제가 비치네요. :) 손잡이 근처에 페인트가 제대로 발려 있지 않아요.
멀리서 보면 괜찮아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이렇게 볼펜자국과
나무 색이 비쳐 올라오는 게 보여요.
붓으로 슥슥 대충 칠한 게 아닐까 싶어요..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 있던 방문

 

 

애프터)

 

나무 색이 거의 비치지 않아요. 파인부분도 뭉치지 않고 나름 깔끔하게 발렸답니다. 
볼펜자국도 완전히는 아니지만 거의 가려졌어요. 

 

아마 한 번 더 덧칠했다면 아주 깔끔했을텐데 저는 여기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페인트칠만 한번 한 건데, 집이 더 새거 같은 건 기분탓일까요.

페인트칠 할 만하네~ 하며 기분 좋게 끝났습니다.

 

 

...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남은 페인트를 처분할 겸, 오래된 서랍장을 칠해봅니다.

이때까진 몰랐습니다. 페인트 지옥에 빠질 줄은....

 

적어도 20년은 된 서랍장이에요. 롤러만 새로 샀고 붓은 집에 있던 걸 사용합니다. 저번에 썼던 붓과 롤러도 물에 담궈놨다가 씻으면 재사용 가능하다고 했는데 더 안 쓸 줄 알고 버렸네요. 이 페인트가 수성이라 물에도 씻겨져서 재사용이 가능한가봐요. 

 

왠지 저 붓, 김에 참기름 바르는 붓 같기도 하고.

 

 

이건 사진이 별로 없어요. 위와 똑같은 방법으로 진행해줍니다! 사포질하고, 붓과 롤러로 칠해주기. 

 

 

사실 서랍장이 문짝보다 몇 배는 더 어려웠습니다. 문처럼 크게크게 칠하는 게 아니라 섬세하게 작업해야 해서 손이 많이 가고 오래 걸렸습니다. 나무색 위에 칠하는 거다보니 기본적으로 2-3회는 칠해야 나무색이 가려지구요. 

어차피 야매니까 큰 기대 안 하면 간단하게 끝낼 수 있지만, 저는 왠지 새로 산 것처럼 바르고 싶었어요.. 그래서 말이죠. 이거 칠하는데 12시간 걸렸어요. 하하! 중간에 밥 먹고 쉬기도 했지만, 적어도 7시간은 자리에 앉아서 칠했다지요. 베란다 바닥에 앉아서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칠했습니다. 그야말로 페인트지옥이에요. 덧칠해야 할 부분이 계속 보이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어요. 이거 칠하고 이제 페인트칠은 당분간 안 하고 싶어졌네요..ㅎ

 

힘들었지만, 그래도 결과물은 만족합니다!

 

 

사진엔 그림자져서 좀 얼룩덜룩해보이네요. 어머니 친구분들이 오시면 잘 칠했다고 한 마디씩 하신다고 하세요. 네.. 제 반나절을 갈아넣었거든요. 이거 칠하면서 이 서랍장은 평생 쓰겠다고 다짐했어요 :D 내꺼니까 이렇게 시간, 정성들여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페인트칠은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할 만한 작업인 것 같아요! 꼼꼼함과 인내심만 있으면 만족스런 결과물을 남길 수도 있어요. 

셀프 페인팅, 고생한 보람이 있는 즐거운 활동이었습니다 :) 

고민하시는 분들 한번 해보세요!

 

 


* 제가 참고한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F3jWAiYgsUo&lc=UgwLXkA4NwQ6JnR0Pl94AaABAg.97FkYFTjc4N97IBLQXH_J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