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 서른의 워킹홀리데이

나의 신천지썰-3 (사람소개/전도사) 본문

켈리의 역사/신천지썰

나의 신천지썰-3 (사람소개/전도사)

퇴사원 2020. 3. 1. 21:14

신천지썰 반응이 핫하네요...? 허허허.
오늘은 썰만 가지고 왔습니다-


1편 못보신 분들 처음부터 보세요 :)

https://kh915.tistory.com/34

 

나의 신천지썰-1 (첫만남/전도방식/포교대상)

신천지가 도마에 올라 탈탈 털리고 있는 요즘. 내가 겪었던 신천지 썰을 꺼내볼까 한다. 썰을 여러편으로 나눠 적고 그와 관련한 신천지에 대한 정보도 아래에 적어보도록 하겠다. 오늘은 신천지 첫만남 썰, 포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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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화가 끝나고 긴머리에 큰 눈을 가진 언니가 왔다. 약간 내향적이고 착해보이는 언니였다. 셋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뭔가 이상했다. 분명 둘, 서로 알게 된 지 얼마 안됐다고 했는데 단발언니가 별명을 지어줬다는 것이다. 그것도 눈이 크다고 '갸루상'이라는 별명을.. 초면에 외모가지고 별명을 지어주기도 하나? 근데 둘은 재밌어보인다. 왠지 원래 알던 사이처럼 가까워보였다. (알던 사이 맞다.)

기분탓이겠거니 크게 신경 안 쓰고 갸루상언니와도 친하게 지냈다. 녹음하려고 만났지만 점점 셋이 노는 게 더 재밌어졌다. 같이 길을 걷고, 수다 떨고, 학교 앞에서 닭볶음탕도 먹으면서 추억을 쌓았다.

대학 와서 외로웠던 내게 누군가 관심 가져주고, 잘해주니까 너무 좋았다. 단발언니도 갸루상언니도 교회에 다닌다니까 더 잘 통하고 더 믿었던 것 같다. 각자 어느 교회다니는지, 서로의 신앙심이나 고민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그쯤부터 그 둘은 나에게 어떤 고민을 의도적으로 심어주려 한 것 같다. 내가 나의 정체성을 잘 모르겠다고 하니 동의하면서, 글쓴이는 특별한 캐릭터가 없는 것 같다고 하고, 신앙적인 갈망도 은근히 일깨웠다. 나는 모태신앙이지만 그때까지 가족 때문에 습관적으로 예배를 드렸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기 전이었기 때문에 신앙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였다.

갸루상 언니도 신앙적인 갈망이 있는 컨셉이었다. (컨셉이란 표현이 맞다.) 언니는 자신이 다니는 작은 교회에 청년이 얼마 없어서 본인이 회장을 맡게 됐다고 한다. 자기도 하나님을 잘 모르는데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나랑 잘 통한다며 은근히 서로 의지하게끔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거의 가스라이팅..

그러면서 점점 단발언니보다 갸루상언니랑 더 가까워지게 됐다. 언니는 나를 섬세하게 잘 챙겨줬다. 만나지 않는 날에도 항상 연락하면서 밥은 먹었냐, 오늘은 뭐하냐, 별일 없냐며 안부를 물었다. 그런 관심 하나하나가 낯설기도 하면서 고마웠는데, 좀 이상하다 싶은 날도 있었다.

내가 감기에 걸려서 아팠다. 그날도 연락을 주고 받고 있는데, 저녁 쯤에 언니가 집앞이니까 잠깐 나올 수 있냐는 것이다. 줄게 있다면서, 주고만 갈테니 잠깐 나와달라고 했다. (어찌저찌 하다가 언니가 내 집도 알고 있었다.)

나갔더니 언니가 핑크색 봉투를 들고 있었다. 그 안에는 감기에 좋은 유자차, 비타민C, 죽, 감기약 같은 것들이 들어있었다. 편지도 있었는데,

 

'글쓴아, 왠지 모르게 너에게 마음이 많이 쓰여. 너를 알게 되어 정말 감사하고 행복해. 푹 쉬고 얼른 낫길 바라!'

 

대략 이런 내용이 적혀있었다. 거의 연애편지급 달달함인데... 살짝 오버스러웠지만, 날 이정도로 좋아하는구나 싶어서 되게 고마워했었다. 그당시 자존감이 낮았던 내게는 단물같은 관심이었다.

그렇게 관계가 깊어져가던 어느날, 언니들이랑 스파게티를 먹으러 갔다. 막 식사를 하려는 참에, 또 단발언니의 연기가 시작됐다. 이번에는 핸드폰을 열심히 두드리더니 나와 갸루언니에게 말했다.

 

"글쓴아, 갸루야. 내가 아는 진~짜 유명한 전도사님이 있거든? 명ㅅ교회 전도사님인데 전국적으로 말씀 전하러 다니시느라 엄청 바쁘셔. 내가 진짜 좋아하는 전도사님이야. 그 분이 포럼 때문에 여기 잠깐 왔다는데 만날 시간이 없어서.. 지금 이 근처라고 하시는데 잠깐 와도 될까? 분명 너희도 만나보면 너무 좋을 거야!"

 

사람을 홀린다 아주. 갸루언니는 내 눈치를 은근히 봤고 나도 약간 고민하다가 알겠다고 했다. 괜히 큰교회 전도사님이라니까 뭔가 다를 것 같았다. (별상관 없다.) 

그렇게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그렇게 성경공부의 문턱으로 들어간다. 

 


 

갸루언니의 등장에 이어 전도사의 등장이다. 이게 신천지의 전형적인 전도 방식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람을 연결시킨다. 사람 하나를 완전히 속이기 위해 다양한 이야기를 구상하고 연기한다.
이쯤되면 종교단체라기보다 사기꾼들 같다는 생각 들지 않으시나요?

 


https://kh915.tistory.com/40

 

나의 신천지썰-4 (말씀공부/포교 단계별 정리)

1편입니다 :) 내용이 이어져 있으니 처음부터 보시면 좋아요. https://kh915.tistory.com/34 나의 신천지썰-1 (첫만남/전도방식/포교대상) 신천지가 도마에 올라 탈탈 털리고 있는 요즘. 내가 겪었던 신천지 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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