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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의 역사/신천지썰

나의 신천지썰-2 (신천지 특징/SNS,복장,직장)

퇴사원 2020. 3. 1.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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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천지썰-1 (첫만남/전도방식/포교대상)

신천지가 도마에 올라 탈탈 털리고 있는 요즘. 내가 겪었던 신천지 썰을 꺼내볼까 한다. 썰을 여러편으로 나눠 적고 그와 관련한 신천지에 대한 정보도 아래에 적어보도록 하겠다. 오늘은 신천지 첫만남 썰, 포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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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물의 등장

그렇게 단발언니와 첫만남이 마무리 되었다. 카톡으로도 얼마나 상냥하게 잘 대해주던지, 나는 길에서 그 언니를 만난 것이 운명처럼 느껴졌었다...

신기해서 친구들한테 내가 길에서 이런 언니를 만났고, 의미있는 봉사를 하게 될 것 같다며 신나게 얘기했다. 친구들이 혹시 이상한 사람 아니냐고 걱정했는데 나는 거의 단발언니 홀릭이였나보다. 철썩 같이 믿으며 친구들을 설득해서 같이 봉사를 하기고 했고, 단발언니도 맘대로 하래서 두명을 더 데려갔다. 

단발언니가 한다는 목소리녹음 봉사는 생각보다 허술했다. 녹음실이 아닌 학교도서관 스터디룸에서, 녹음기가 아닌 핸드폰으로. 게다가 친구들 데려와도 된다고 했으면서 내가 두명 더 데리고 가니까 되게 떨떠름하게

 

"뭐가 이렇게 많아....."

 

말했다. 언니는 서너권의 어린이 동화책을 빌려놓았고 시범삼아 낭독해줬다. 스터디룸은 목소리가 약간 울리는데 괜찮은 건가? 더군다나 언니도 프로는 아닌 것 같은데 아마추어의 이런 녹음을 누가 듣긴 하는 건지.(눈이 불편한 사람들이 듣는다고 했다.) 조금 미심쩍긴 했지만 크게 문제삼지는 않았다.

돌아가면서 책을 한권씩 녹음을 했고, 첫번째 만남은 별다른 것 없이 마무리 됐다. 애들 많다고 눈치를 주는 바람에 괜히 내가 미안했다. 친구 한명이 그냥 자긴 안 한다고 해서 그 다음부터는 둘이서 봉사를 갔다.

그 후부터 단발언니를 일주일에 두번 정도, 1시간 정도 학교 스터디룸에서 만났다. 2주차 정도 됐을 때, 어느날 단발언니가 나에게 따로 할 말이 있다고 했다. 

 

"글쓴아, 너가 친구보다 발음이 더 선명하고, 잘해서 조금 더 어려운 녹음을 해줬으면 하거든."

"(칭찬에 설렘)진짜요.... 당연히 더 할 수 있죠."

"그래. 근데 이걸 친구한테 말하면 상처받을 수 있으니까... 혹시 비밀로 해줄 수 있어?"

 

그래. 친구한테 상처를 주면 안되니까... 내가 더 잘해서(?) 어쩔 수 없으니까. 그렇게 친구를 속였다. 미안해...

아마 그 친구는 포교대상이 아니었던 것 같다. 한명씩 전도를 하는 게 좀 더 쉽기도 하고, 그 친구는 일단 통학생이라 학교랑 집이 멀다. 평일에만 학교에 오고 주말이나 방학에는 타지에 있으니까 (여기서 굳이) 포교를 할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셋이 다시 만났을 때 단발언니는 이 프로젝트가 끝나서 이제 봉사를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얘기했고, 나는 모르는 척 잠자코 들었다... 이후로 난 단발언니와 은근하게 둘이서 만났다. 장소는 계속 스터디룸. 친구가 지나가다 볼까봐 눈치를 살피며 이어갔던 만남.

3주차, 그렇게 단발언니와 따로 만나면서 개인적으로도 친해지게 됐다. 난 언니가 참 좋았다. 언니가 물어보는 건 뭐든지 솔직하게 다 이야기했다. 나의 그런 마음을 단발언니는 너무 잘 알았을 거다. 

(더 어려운 거라고 했으면서)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동화책을 녹음하고 있던 어느날, 언니가 어떤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네네. 아.. 지금 제가 녹음중인데~ 아 그럼 여기로 오실래요?"

 

누군가를 부른 것. 그 사람도 나처럼 우연하게 알게된 목소리 봉사자고, 알게 된지 얼마 안됐다고 했다. 이 근처에 있다는데 같이 녹음해도 되겠냐고 했다. 그럼요 언니. 난 사람이 좋고 언니가 하자는 건 다 좋아요...

4주차 정도, 그렇게 갸루상언니가 등장한다. 목소리 녹음은 그렇게 끝을 향해 달려간다. 

나와의 추억이 제일 많은 갸루상언니...(갸루상은 아닌데 눈이 갸루상처럼 커서 갸루상언니다.) 

다음편엔 갸루상 언니와 쏘스윗한 에피소드를 적어보겠다.

 


 

 내가 아는 신천지 특징

 

1) 카카오톡 & 그밖에 SNS & 텔레그램

단발언니와 갸루상언니, 그리고 이후에 만난 사람들 다 카카오톡에 자기 사진을 걸어놓지 않았다. 사생활이 드러나지 않는 풍경사진이나 귀여운 사진에, 실명 대신 별명이나 이모티콘으로 이름을 설정하기도 한다. 각각의 대상자마다 다른 거짓말로 속여야 하기 때문에 난 그들이 얼마든지 가명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이나 페북도 얼굴사진을 걸어두진 않고, 활동도 활발하게 하지 않는다. 잘못 올렸다가 책잡힐 수 있으니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가 아는 신천지는, 개인의 영역까지 간섭할 만한 그런 종교다.

텔레그램은 그들의 소통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한때 카톡유출논란 때문에 텔레그램이 확 뜨다가 가라앉았는데 그 앱이 여태 있는지도 몰랐다. 의심되는 친구 확인해보려고 깔았는데 의심 친구는 없었지만, 쌩뚱맞은 다른 친구가 거의 내~내 접속해 있는 걸 보고 놀랐던 기억. 대화명도 무슨 나팔방? 이런 거였다. 모든 신천지에 적용되는 사항은 아니지만 일부 지역은 텔레그램을 주로 사용하는 것 같다. 

 

2) 복장

신천지하면 대표 복장은 '모나미룩'이다. 이건 신천지를 잘 모르는 사람도 알 것 같다. 그들의 모임이 있는(예배라고 표현하지 않겠다) 수요일과 일요일은 전체 모나미룩이다. 우리집 주변에도 신천지가 많은데 수요일, 일요일 그 모임장소 주변에는 차가 엄청 많고, 좁은 골목인데 주차위원도 있다. 모나미룩 입고 얼굴 가린 사람들이 건물 뒷편으로 오간다. 

모나미룩 외에도 평소에 옷을 단정하게 입고 다닌다. 개성이 강하거나, 노출이 있는 옷은 거의 입지 않고 슬랙스나 롱치마, 노출이 없는 단정하고 깔끔한 옷을 입고 다닌다. 

 

3) 직장

취준의 시간을 의도적으로 길게 보내거나, 취직을 해도 업무 환경이 너무 빡센 곳에 들어가진 않는 것 같다. 본인들의 포교시간이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유튜브 보다가 들은 건데, 직장을 다니면 대놓고 뭐라고 하진 않지만 그만두게끔 눈치를 준다고 한다. 만약 직장을 다니면 헌금을 많이 하는지, 돈을 거의 모으지 못하고. 그 안에서는 여기서 하는 헌금과 헌신이 하늘의 상금으로 쌓인다(?)는 식으로 얘기한다고 한다. 

 

4) 신천지가 친구를 전도할 때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절대 자신이 신천지인 것을 공개하지 않는다. 그렇게 만든다 신천지가. 그래서 친구들과는 전처럼 관계를 유지하며 잘 지낸다. 그러면서 전도할 기회를 계속 살피고 있을 것이다. 

친구를 만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을 부른다면 한번쯤 생각해보길. 내가 의심중인 친구들이 다 했던 방법이다. 나타난 인물은 족보를 구해다준다고 하거나, 인생상담을 자처하며 다가간다. 요즘 힘든 거 없냐, 고민 있으면 얘기해보라며 유도심문을 한다. 다행이 내 친구들은 거기에 넘어가진 않았다. 나중에 들었는데 족보 구해준다던 사람은 이미 그 과에서 유명한 신천지였다고 한다. 사회복지과 언니가 얘기해줬었다. 우리 과 특성상 종교인들이 많은데, 신천지도 많다고.

 


 

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지만 사실 써먹을 필요가 없었으면 좋겠다. 신천지가 아닌데 위의 특징들에 우연히도 잘 맞아서 선량한 사람을 쓸데없이 의심할 수도 있으니까. 

나는 저당시 정말 순수했다. 글을 쓰면서 나의 순수함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순수한 게 부끄러운 게 아닌데. 정말 잘못된 게 뭘까. 거짓말로 의도적으로 속이는 건 그들인데 왜 우리가 조심하며 살아야 할까. 타인을 쉽게 믿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신천지의 해체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는 이 시점이다. 코로나 사태를 비롯한 모든 것이 선하게 잘 흘러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신천지썰 3편 보러가기

https://kh915.tistory.com/38

 

나의 신천지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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