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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의 역사/신천지썰

나의 신천지썰-1 (첫만남/전도방식/포교대상)

퇴사원 2020. 2. 28. 19:48

 

신천지가 도마에 올라 탈탈 털리고 있는 요즘. 내가 겪었던 신천지 썰을 꺼내볼까 한다.

썰을 여러편으로 나눠 적고 그와 관련한 신천지에 대한 정보도 아래에 적어보도록 하겠다.

오늘은 신천지 첫만남 썰, 포교방식, 포교대상을 써보았다.

 


○ 첫 만남 이야기 (싱거움 주의)

 

때는 바야흐로 스무살. 대학교에 갓 입학해서 모든게 미숙하고 설렜던 시절.

주말인지 금요일인지 학교가 한산했던 어느날, 기숙사에 사는 친구를 만나려고 학관 앞 벤치에 앉아 있었다.

어떤 단발머리 여자가 다가왔다. 20대 후반정도로 보이는 여자였다. 생글생글 잘 웃고, 친절했던 여자.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봉사활동으로 책 녹음을 하고 있는데, 혹시 좋은 책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그냥 베스트셀러 찾아보면 되지 굳이 길에서 물어보는 것도 이상했는데, 그때 난 순진했다...

 

"아 제가 책을 잘 안 읽는데... (갑자기 엄마가 추천해준 책 생각남) 아! 혹시 신앙서적도 돼요??"

 

갑자기 분위기 신앙서적... 내가 먼저 교회얘기를 꺼낸 거다. 무신론자나 다른 종교가 있는 사람보다 교회 다니는 사람(정확히는 교회 애매하게 다니는 사람)을 선호하는 그들에게 먼저 교밍아웃을 해버렸다.

 

"(교회얘기 꺼내기 더 쉽겠군) 아 상관 없어요~ 뭔데요?"

"아ㅎㅎ 엄마가 추천해준 건데요. '내려놓음'이라고.. 되게 좋대요(흐뭇)"

 

그당시 유명했던 책이다. '내려놓음'. (아직도 안 읽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호의적인 사람 나야나.. 난 그 당시 학교 생활에 흥미도 못 느끼고, 외롭고 혼란스러웠다. 그런 내게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걸어줘서 좋았나보다.

그 단발 언니도 교회 다닌다고 하길래, 언닌 교회 어디 다녀요, 언닌 교회 다닌지 얼마나 됐어요부터 시작해서 언니 저도 그 봉사 하고 싶어요 그거 아무나 할 수 있어요? 하면서 엄청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아마 그 언니 당황했을 듯. 

경계심1도 없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니까, 얘 뭐지.. 했을 듯.

첫만남썰은 별게 없다. 그냥 내가 내 발로 걸어 들어간거다. 신천지세계로... :) 

단발언니와 번호교환을 하고, 그렇게 나는 신천지교인이 되기 직전까지의 교육을 받게 된다. 

 


 

 

난 신천지를 경험한 이후로 신천지에 대해 관심이 많아져서 꽤 많이 공부를 했다. 이젠 척 보면 신천지인지 아닌지 구분될 정도다.

그래서 내가 경험하고, 공부했던 정보들을 정리해봤다.

 

○ 신천지의 포교방식(길거리)

 


사람 많은 번화가에, 나 혼자 있을 때, 둘이서 다가오는 사람을 조심!


 

주로 캠퍼스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번화가에서 포교활동을 한다. 종류는 수도 없이 많다. 모든 것이 방법이 된다. 

일단 둘이서 다닐 때가 대부분이다. 둘이 팀웍을 맞추고 서로 도우며 전도활동을 한다. (서로 장단 맞추기) 내 경험에서처럼 혼자 다니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둘이서 다니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리고 무조건 혼자 있는 사람한테 말을 건다. 친구랑 같이 있으면 말 거의 잘 안 건다. 아마 자기네쪽 수가 더 많아야 구워삶기 수월해서일 듯. 그들의 1차 목표는 번호 따기다. 

 

1) 캠퍼스/길거리 : 과제를 핑계로 설문조사를 요청하거나 좋아하는 영화, 노래 등을 물어보기

설문조사지에는 번호를 적게 되어 있을 것이고, 영화와 노래에 대한 답을 하면 분명 꼬투리를 잡고 이어갈 것이다. 그러면서 대화가 잘 통한다던지, 아니면 앞으로 좀 더 자문을 구해도 되냐며 연락처를 물을 것이다.

 

2) 카페 : 무료 심리상담, 성격테스트 등

카페에 앉아있으면 무료로 심리상담을 해준다며 바람잡이가 와서 말을 건다. 가리키는 테이블에는 중후하고 신뢰감 있어보이는 아주머니나 누군가가 계실 것이다. 되게 훌륭하신 분인데 봉사차원에서 좋은 일을 한다던지, 많은 사람들의 데이터가 필요하다던지 갖잖은 핑계를 대면서 테스트를 해준다. 그 테스트지에도 번호를 쓰게 되어 있을 것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버스정류장에 있는데 여자 둘이서 OO번버스가 언제오냐며 말을 걸더니, 가방이 예쁘다느니, 머리가 예쁘다느니 칭찬을 했다. 어떻게든 관심을 끌려고 좋아하는 노래 있냐, 영화 있냐, 패션 좋아하냐 자기들한테 조언해달라며 끈질기게 말을 걸었다. 시큰둥하게 대답해도 근성 한번 대단했음. 결국 그 사람들 OO번버스 안 타더라.

내 친구같은 경우에는 홍대였나 사람 많은 번화가에서 설문조사로 다가가서 뮤지컬을 무료로 가르쳐준다고 했다나? 하다못해 뮤지컬까지... 내 친구, "내가 뮤지컬을 왜 당신들한테 배우냐. 공짜로 가르쳐주는게 이상한 거 아니냐. 관심 없다."며 사이다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것들 말고도 방법은 수없이 많다. 나는 친구들에게 길에서 말거는 사람한테 대꾸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들이 무조건 신천지는 아니겠지만, 나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솔직히 길에서 말거는 사람, 신천지 아니면 길물어보는 어르신들 밖에 없는 것 같은데. 대꾸를 안 하기 어렵다면, 번호까지는 절대 주지 마라!

 

 

신천지 포교 대상(선호/비선호)

선호>

1) 경제활동 가능한 젊은이 : 전도도 열심히 하고 헌금도 낼 수 있음

2) 교회에 다니고 신앙심 애매한 사람 : 하나님을 알고 싶은 갈망이 있음. 얘기를 하면 들음. 

3) 종교와 학문에 관심이 있는 사람 : 종교를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원하기 때문에 신천지의 교육방식과 잘 맞을 수 있음.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성경내용을 여기저기서 추출하고 짜집기해서 알려주기 때문에 논리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음. 

 

비선호>

1) 늙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 : 포교활동을 열심히 할 수 없음. 경제활동에 한계가 있으니 헌금도 많이 낼 수 없음.

2) 무신론자/다른종교 : 본인들의 교리에 관심이 없음.

3) 신앙심이 너무 좋은 사람 : 자기네들이 말해도 씨알도 안 먹힘. 이상한 교리 따위에 흔들리지 않음.

 

내 생각에는 순수하고 외로운 사람이 쉽게 빠지는 것 같다.

특히 20대 초반, 순진하고 열정적인 그 시기를 신천지는 이용한다. 안타깝게도 내 몇몇 동창들도 신천지에 빠진 것 같다. 본인들은 절대 아니라고 한다는데, 행동이 딱 신천지이다. 친구들을 상대로 포교활동을 하기도 한다. 신천지가 주변에 생각보다 많으니까 조심하기 바란다. 다음 글에는 친구끼리 포교할 때의 방식과 신천지를 구별할 특징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https://kh915.tistory.com/37

 

나의 신천지썰-2 (신천지 특징/SNS,복장,직장)

https://kh915.tistory.com/34 나의 신천지썰-1 (첫만남/전도방식/포교대상) 신천지가 도마에 올라 탈탈 털리고 있는 요즘. 내가 겪었던 신천지 썰을 꺼내볼까 한다. 썰을 여러편으로 나눠 적고 그와 관련한 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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